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/푸른숲 |
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두 이야기가 겹치는 형식입니다.
대학 강사 유정의 이야기와 사형수 윤수의 이야기가 겹치는 것이죠. 두 이야기는 형식이 다른데 전자의 경우 전지적 시점이라고 할 수 있고 후자의 경우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
전자의 경우 물론 유정에게 무게가 실리지만 유정 뿐 아니라 유정의 가족, 윤수의 이야기가 함께 나오기 때문이죠. 이들의 대화와 행동, 심리 상태를 서술하기 때문에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.
후자는 윤수의 블루노트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. 이 노트는 윤수가 감옥에서 서술하는 자기 자신의 인생에 대한 일기이자, 편지입니다.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기 때문에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
제 생각에 굳이 이러한 시점을 채용한 이유는 윤수가 살인범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.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그에게 변명이나 변론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. 그에게 있어 말은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수단이 되지 못합니다. 그렇기 때문에 죽기 전 그가 진실을 남길 수 있는 방편은 오로지 그의 글입니다. 윤수의 블루노트를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하면 마지막에 진실이 밝혀지는 것의 개연성이 성립되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을 취한 것 같습니다.
유정의 이야기는 굳이 유정이 글을 쓰지 않아도 윤수와의 대화나 그녀의 행동에서 그녀에 대해 표출되기 때문에 유정의 입이 아닌 그녀를 관찰하는 시점으로 서술한 것이겠죠. 갈등의 경우, 외적 갈등/중심적 갈등/내적 갈등이 있죠. 이 소설에서 갈등은 한 두가지가 아닌 것 같습니다 ^^;; 일단 외적 갈등은 유정과 유정 어머니와의 갈등, 혹은 유졍과 윤수의 갈등, 윤수와 환경의 갈등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.
중심 갈등은 주인공과 주인공을 죽음으로 몰고간 그들의 환경이라고 할 수 있겠죠. 내적 갈등은 유정의 어머니에 대한 증오와 용서의 마음, 윤수의 사회에 대한 원망과 참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.